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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영상 담임목사 박경근
2026년 7월 5일 설교 | 다 아시면서 기도하라고 하는 이유 (창세기 24:1-27)

본문 창세기 24:1-27  ·  설교 박경근 담임목사  ·  2026년 7월 5일 주일예배

설교 요약

오늘 저는 창세기 24장 1절부터 27절까지의 말씀을 가지고 “다 아시면서 기도하라고 하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여러분과 은혜를 나누었습니다. 본문은 아브라함의 아들 이삭이 아내를 맞이하는 이야기입니다. 아내 사라도 이미 세상을 떠났고, 아브라함 자신도 나이가 많아 떠날 때가 가까워지고 있었습니다. 그때 아브라함은 자기 집 모든 일을 맡은 늙은 종에게 아주 중요한 명령을 내립니다. 아들 이삭의 아내를 구해 오라는 것이었습니다. 세상을 떠나기 전에 이삭이 가정을 이루는 모습을 꼭 보고 싶으셨던 듯합니다. 이 명령에는 두 가지 조건이 있었습니다. 첫째는 이삭의 아내를 가나안 땅에서 찾지 말고 아브라함이 떠나온 고향 족속에게로 가서 구하라는 것이고, 둘째는 만약 그 여자가 따라오기를 거절하더라도 절대로 이삭을 그 땅으로 데려가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께서 머지않아 가나안 족속을 심판하실 것을 알았고, 아들이 그들과 결혼해 죄에 빠지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또한 약속의 땅을 벗어나는 것은 하나님께서 기업으로 주신 약속을 포기하고 불순종하는 일임을 알았기에 이 두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종은 아브라함의 허벅지 아래에 손을 넣어, 목숨을 걸고 이 맹세를 지키겠다고 서약하고 길을 떠났습니다.

우물가에서 드린 종의 구체적인 기도

헤브론에서 메소포타미아까지는 오늘날로 치면 오백 마일에 이르는, 아무리 빨리 가도 한 달 이상 걸리는 먼 길이었습니다. 늙은 종은 낙타 열 마리에 이삭의 신부에게 줄 좋은 선물들을 싣고 이 먼 길을 떠나, 마침내 아브라함의 동생 나홀이 사는 성에 이릅니다. 여인들이 물을 길으러 나오는 저녁 무렵이었습니다. 그곳에 도착한 종이 가장 먼저 한 일은 바로 기도였습니다. 그는 소리 내지 않고 마음속으로 기도했습니다. 한 처녀에게 물을 청했을 때, 자기에게만이 아니라 낙타 열 마리에게도 물을 먹여 주는 처녀가 있다면 바로 그가 하나님께서 이삭을 위해 정하신 배필인 줄 알겠다는 기도였습니다. 이 기도가 이루어지려면 두 가지가 필요했습니다. 하나는 처음 보는 나그네에게 기꺼이 물을 내어 주는 넉넉하고 선한 마음씨이고, 다른 하나는 그 많은 물을 감당할 체력입니다. 본문의 우물은 계단으로 내려가 물을 길어 다시 올라와야 하는 깊은 우물이었습니다. 제가 찾아보니 낙타 한 마리가 한 번에 마시는 물이 상당해서, 우리 교회 정수기에 얹혀 있는 오 리터짜리 통으로 치면 한 마리가 다섯 통에서 여섯 통을 마신다고 합니다. 낙타가 열 마리이니 오십 통에서 육십 통의 물을 계단을 오르내리며 길어야 하는 것입니다. 어떤 성경학자는 이 기도를 두고, 인격과 체력을 함께 시험하는 기도였다고 말했습니다.

“말을 마치기도 전에” 나온 응답

놀랍게도 그 조건을 다 채우는 처녀가 나타났습니다. 15절을 보면 리브가라는 처녀가 물동이를 메고 나옵니다. 알고 보니 그 처녀는 아브라함의 동생 나홀과 아내 밀가가 낳은 브두엘의 딸로, 아브라함의 친족이었고 심히 아리따운 처녀였습니다. 종이 달려가 물을 청하자 리브가는 급히 물동이를 내려 마시게 하고, 묻지도 않았는데 낙타들에게도 배불리 물을 먹이겠다고 하며 우물을 오르내렸습니다. 종은 그 모습을 묵묵히 지켜보다가 금 코걸이와 금 손목걸이 한 쌍을 주고, 그녀가 주인의 친족임을 알고 나서 머리 숙여 하나님께 경배했습니다. 여기서 제가 특별히 주목한 말씀이 15절입니다. “말을 마치기도 전에” 리브가가 나왔다는 것입니다. 종이 기도를 채 끝내기도 전에 리브가가 물동이를 메고 나온 것입니다. 이것은 무슨 뜻입니까? 종이 기도를 시작하기도 전에 하나님께서 이미 응답을 보내 주고 계셨다는 뜻입니다. 이 타이밍이 맞으려면, 종이 기도를 시작하기 전에 벌써 리브가의 마음에 오늘은 일찍 물을 길으러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있어야 했습니다. 하나님은 종이 구하기도 전에 이미 일하고 계셨던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질문을 하게 됩니다. 하나님이 이미 응답을 예비해 두셨다면 종의 기도는 무슨 의미가 있는가. 약속하신 분도 하나님이시고 이루시는 분도 하나님이시라면, 다 아시는 하나님께서 왜 우리에게 힘들게 기도하라고 하시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저는 26절과 27절에서 찾았습니다. 자신이 기도한 그대로 모든 일이 이루어지는 것을 지켜본 종은 머리를 숙여 여호와께 경배하고, 아브라함의 하나님을 찬송했습니다. 바로 이것이 하나님께서 기도하라고 하신 이유입니다. 하나님은 기도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주실 수 있지만 우리에게 구하라고 하십니다. 기도하면 누가 주셨는지를 알게 되기 때문입니다. 기도하면 배후에서 일하고 계신 분이 하나님이심을 깨닫게 되고, 그 결과 이 종처럼 하나님께 머리 숙여 경배하고 찬송하게 됩니다.

많은 사람이 기도를 내 뜻을 이루는 도구로, 내가 원하는 것을 얻는 수단으로 착각합니다. 그러나 기도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기도는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이 일하시는 것을 보게 하는 축복의 통로입니다. 기도하지 않으면 하나님의 일하심이 보이지 않고, 사람들은 대개 내가 운이 좋았다거나 내가 똑똑하고 유능해서 된 줄로 착각합니다. 기도가 없으면 은혜가 은혜인 줄 모르고, 주신 분이 누구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기도한 사람은 이 좋은 만남과 은혜를 주신 분이 하나님이심을 분명히 알고 그분께 영광을 돌리게 됩니다. 그래서 종교개혁자 칼뱅은 하나님께서 기도를 통하여 우리를 자신의 일에 참여시키신다고 했고, 평생 인도 선교에 헌신한 에이미 카마이클 선교사는 가만히 서서 주의 구원을 보는 것이 모든 것 중에 가장 큰 기쁨이라고 고백했습니다.

그러기에 저는 여러분께 크고 작은 일에 구체적으로 기도하시기를 권합니다. 그러면 지금 우리 가정과 우리 교회를 위해 일하고 계신 분이 하나님이심을 반드시 알게 되고, 점점 더 큰 확신과 감사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됩니다. 기도하면 우연한 일이 많이 일어나지만 기도를 그치면 그 우연도 그친다는 말이 있습니다. 세상 사람은 우연이라 쓰고 우연이라 읽지만, 하나님의 백성은 우연이라 쓰고 은혜라 읽습니다. 이사야 65장 24절에 “그들이 부르기 전에 내가 응답하겠고 그들이 말을 마치기 전에 내가 들을 것이며”라고 하신 대로, 하나님은 우리가 기도를 마치기도 전에 응답해 주심으로 지금 일하고 계신 분이 자신이심을 깨닫게 하십니다. 십구 세기 영국의 조지 뮐러 목사는 오직 믿음과 기도로만 수많은 고아를 길러 냈는데, 어느 비 오는 아침 먹을 것이 하나도 없을 때에 사백 명의 아이들을 앉혀 놓고 빈 식탁 앞에서 감사 기도를 드렸더니, 그 기도가 끝날 무렵 야유회가 취소된 인근 공장 사람들이 빵과 신선한 우유를 가득 싣고 찾아왔다고 합니다. 그 자리에서 누가 일하셨습니까. 부르기 전에도 응답하시는 하나님이 함께 일하신 것입니다.

저도 몇 주 전에 작은 체험을 했습니다. 인디애나에서는 책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저는 이제 전자책으로만 책을 읽는데, 꼭 읽고 싶은 책 한 권이 절판되어 미국에도 없고 전자책으로도 구할 수 없었습니다. 마침 이번 여름 많은 성도님이 한국에 나가 계셔서 누군가에게 부탁하고 싶었지만, 짐이 될까 봐 차마 말을 꺼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저 아브라함의 늙은 종처럼, 한국에 계신 성도 중 한 분이라도 먼저 저에게 연락해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사다드리겠다고 말하게 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솔직히 저도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한 성도님이 전화를 주셨고,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목사님 혹시 읽고 싶은 책이 있으시면 사다드리겠다고 하시는 것입니다. 그분은 제 기도를 모르셨을 것입니다. 그저 선한 마음으로 말씀하셨겠지만, 그분에게 그런 마음을 주신 분이 하나님이심을 저는 압니다. 만약 제가 그 기도를 드리지 않았다면 그저 참 마음 좋은 분이라고만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기도했기에 저는 누가 주셨는지를 알았고, 그분께도 감사하지만 그분을 통해 일하신 하나님께 머리 숙여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하나님은 다 아시면서도 왜 우리에게 기도하라고 하십니까. 너에게 은혜 베푼 것이 바로 나이고, 너희 가정을 인도한 것이 바로 나 여호와이며, 오늘도 내가 너희 가정과 너희 교회와 함께한다는 것을 우리가 똑똑히 알기를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기도하는 자는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손길을 보게 되고 그분 앞에 머리 숙여 경배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기도하는 자가 받을 축복입니다. 오늘 우리 성도님들 모두가 이 기도의 축복을 누리는 믿음의 주인공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박경근 목사

박경근 목사 (Rev. David Pak)

박경근 목사는 인디애나폴리스 한인장로교회의 담임목사로서 말씀 선포와 성도들의 영적 성장을 위해 사역하고 있습니다. 주일 예배에서 전한 말씀을 이곳에서 설교 영상과 요약으로 다시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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